(The Intern, 2015)[영화] 인턴

 장르 : 코미디, 드라마 나라 : 미국 러닝타임 : 121분 공개 : 2015.09.24 감독 각본 : 낸시 마이어스 주연 : 로버트 드 니로, 앤 해서웨이 외 다수 시청 연령 : 12세 이상 관람가 한줄 소개 : 70세 할아버지가 30세 여성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에 인턴으로 들어가는 이야기 한 편 감상.

인턴(2015)

본격적인 영화 얘기하기 전에…

나는 개봉 당시 막 입사했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지도 못했다. 16년도에야 기억이 났나? 아무튼 그때 꽤 좋았던 기억을 되살려 최근에 다시 봤다.

참 뜬금없는 얘기지만 저는 14년도에 8개월씩 인턴 생활을 하다 보니 인턴이라는 말이 지겨워요.

인턴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악마 같냐면요.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원하는 직책을 얻으려면 대외활동이든 인턴이든 사회경험이 필요하다. 그래서 취업하고자 하는 업무와 관련된 인턴을 지원한다. 하지만 인턴 일자리를 얻으려면 나름대로 실무 경험을 가져야 한다. 아무데나 취업해 몇 달째 사무실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아 있지 않는 한 인턴 자리도 노려볼 수 없다.그래서 어렵게 얻은 인턴십은 정규직 전환 가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사원급 이상을 채찍질한다. 하지만 정규직 전환은 어디까지나 회사 내부 사정(T가 나올지, 아니면 상사가 인턴을 좋아하는지 등)에 따라 바뀔 수 있어 희망고문이나 다름없다. 나름대로 인턴으로 사회 경험을 했지만 마음 한구석에서 직급도 없이 일한 설움만 쌓여 갈 뿐 한동안 취업 의지를 꺾었다.

그만큼 인턴이란 말은 줄타기 하듯 아슬아슬하다.

인턴(2015) 프라다는 입은 악마에서 신입사원 연기를 선보였던 안 해서웨이 옹냐가 9년 만에 당당히 CEO로 돌아왔다. (물론 두 영화의 내용이 이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좋아하는 취업 연령보다 훨씬 앞선 70세 노인 로버트 드 니로가 인턴 자격으로 취업해 생긴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영화다. 내용이 매우 신선하다거나, 굉장히 볼거리를 제공해주지는 않지만 잔잔한 스토리와 미소를 지으며 볼 수 있다.* 대략적인 내용 (스포 포함 예정)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은 인터넷 의류업체의 창업자다. 서른 살의 나이에 대표가 된 줄스는 수많은 직원과 함께 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전체의 모든 일에 관여할 정도로 열정적이다. 어느 날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게 되는데 여기에 벤 휘태커(로버트 드 니로)가 지원한다. 직전 직장에서 임원직을 수행하고 은퇴한 노신사 벤 휘태커는 정장을 곱게 차려입고 면접을 거쳐 줄스의 개인 인턴으로 입사하게 된다. 그러나 줄스는 까다로운 자신의 행동 때문에 불쾌감을 주지 않을까 하는 고민에 빠졌지만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벤의 처세술이 동료들에게 먹히면서 줄스 역시 점차 벤의 의지를 드러나게 된다.

인턴(2015)

한편, 줄스는 젊은 여성 대표로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그렇지 못했다.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이 깨졌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외부에서 전문 CEO를 영입하기로 했다. 그러던 중 벤은 줄스의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장면을 목격하고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는데(이하 생략 더 이상의 스포일러는 생략 중…) (웃음)

영화의 흐름상 엄청난 위기와 위기가 닥친 것은 아니지만 결국 70세 인턴의 현명한 판단이 더해져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누군가에게 복수심이 불타 작전을 기도하는 장면도 없고, 흔한 로맨스도 첨가되지 않았다. 드레싱 없이 샐러드를 먹은 것 같았어. 상큼하지만 발사믹 소스의 톡 쏘는 느낌은 없다. 과연 현실에서는…

인턴(2015)만약 진정한 한국의 현실을 반영했다면 어땠을까.

일단 한 회사에서 임원직까지 맡는 편이 은퇴 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젊은 여성 CEO가 있는 회사에 인턴직을 지원할까. 고문 역할이라면 몰라도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고 해야 하는 인턴 자리에, 그것도 벤 휘태커 같은 성격과 역량을 갖춘 사람이 운명처럼 나타날 확률은 현실에선 극히 드물다. 영화 속 벤처럼 조언과 충고의 차이를 너무 잘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

그리고 아무리 벤과 같은 노인분들이 오랜 시간 같은 회사를 다니면서 다양한 사회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쉽게 배우고 갖추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지금은 모든 회사가 전자결제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컴퓨터를 조작할 수 없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이런 것을 당연하게 느낄지 모르지만 아날로그 방식에 익숙한 70대 노인들에게는 USB이며 jpg나 .mov 등의 말은 우주어에 불과했다.

인턴(2015) 과거에 비해 지금의 70세는 너무 건강하다. 노인이라고 입에 담기 민망할 정도로 지팡이를 짚는 사람은 거의 없고, 젊은 사람보다 활발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도 있다. 일할 의지만 있으면 무슨 일이든 해낼 자신이 있기 때문에 어떤 때는 든든한 지혜를 가진 사람으로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은 해를 거듭할수록 두뇌 회전은 느려지고 익숙한 만큼 더 익숙해지고 싶은 욕구가 강해지는 나이라는 점이다. 이 격차를 최소화한다면 얼마든지 나이에 상관없이 일을 할 수 있겠지만 현실에 적극 반영하기는 쉽지 않을 게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영화는 영화인데 전단지에 구인광고를 냈지만 신청 방법은 현실을 반영하듯 자기소개 동영상을 유튜브나 비메오에 올리라고 돼 있다. 벤은 캠코더로 겨우 영상을 찍어 면접에 합격했다.

인턴(2015) 벤이 가진 노련미는 점차 젊은층에게 통했다.

아무리 노인이라도 어떻게든 배우려는 노력이 있었고, 사회를 배우는 청년들도 하나하나 가르치려는 의지가 더해져 있었기에 가능했다. 노련미와 세련미가 더해진 탓에 이 영화가 볼 만했고 콜라보 조합이 너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아프리카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노인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이다.”

행동은 점점 느려지고 몸 구석구석까지 다치지 않는 나이이지만 70년이 넘는 세월 겪으며 느낀 것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온고지신의 마음을 담아 이들을 존중하고 모든 세대가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간다면 인턴의 영화처럼 삶이 조금은 부드러워질지도 모른다.

우리도 언젠가 늙어가는데 한때는 인기가 있었지만 그런 명성은 간데없이 사라져 폐물 취급을 받을 때의 느낌은 허무함 그 자체일 것이다. 그래서 영화 속의 벤 휘태커처럼 노인이 되더라도 우연한 기회에 사회적 소속감이나 배움의 열정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인턴(2015)

– 한국판으로 제작될 뻔했는데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지 무척 궁금하다. – 나에게는 아직 앙 헤서웨이 언니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영화 캐릭터가 더 강한데 다른 쪽은 어떤지 모르겠다. – <오마이 그랑파> 영화에서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와 비교하면 갭이 대단하다. – 줄스는 실존 인물을 차용해 만든 캐릭터니까, 또는 언제 미드모를 입는다.그렇게 자극적인 장면도 없고 굳이 이것 저것 따질 필요도 없으니 심플하고 보기 좋은 영화입니다. 잔잔하게 재미를 주는 영화를 발견하면 한 번 감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