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예상치 못한 손님이 찾아왔을 때의 당황스러움이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포도막염’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제가, 이제는 이 낯선 질환과 꽤나 깊은(?) 동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눈 안에서는 꽤나 격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동시에 두려움이 앞섰는데요. 앞으로도 재발 가능성이 있다는 말에, 평생 조심하며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은 막막하기도 합니다.
어느 겨울날, 엇갈린 건강 신호
모든 일의 시작은 2025년 12월, 연말을 맞아 서울 나들이에 나섰을 때였습니다. 사실 그때도 손목 힘줄 염증으로 깁스를 하고 있었으니, 제 몸이 이미 ‘SOS’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셈이죠. 그런데 하필이면 그 시기에 눈까지 말썽이라니… 아마 이때가 제 인생 최대의 면역력 바닥이었을 겁니다.
정겨운 모임에 참석하고, 서울의 낭만을 만끽하던 그 짧은 시간 동안, 제 눈에는 이미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느껴지는 격렬한 안구 통증과 충혈. 왼쪽 눈만 유독 빨갛게 충혈된 사진을 보니, 그때의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렌즈는커녕, 평소처럼 눈을 뜨고 다니는 것조차 버거웠죠.
결막염인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약국에서 안약을 사서 넣어봤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은 더욱 심해졌고, 붉게 충혈된 눈은 마치 불타는 듯한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낯선 진단, 그리고 ‘순천 성모안과’
크리스마스 이브, 더 이상은 견딜 수 없어 오랜만에 안과를 찾았습니다. 고흥에는 안과가 단 두 곳뿐이라, 읍내 김안과를 방문했죠. 그리고 그곳에서 처음으로 ‘포도막염’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에 당황했지만, 포도막염이라는 질환 자체가 워낙 복합적이고 섬세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더 정확하고 전문적인 진료를 위해, 저는 크리스마스 당일, 휴일에도 진료하는 순천 성모안과를 찾기로 결심했습니다. 시골에 사는 저에게는 주말에도 진료하는 병원이 무엇보다 소중했거든요. 하지만 휴일이라 그런지, 1시간을 꼬박 기다린 후에야 진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순천 성모안과에서는 첫날, 총 세 가지 종류의 안약을 처방받았습니다. 프레드에프를 1시간마다, 미드린피(산동제)를 하루 네 번, 그리고 브로페낙(비스테로이드성 안약)을 하루 두 번. 시간을 맞춰 안약을 넣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건강을 잃고 나서야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는 말이 딱 맞았습니다.
진료를 마치고 나왔을 때, 왼쪽 눈은 여전히 붉고 아파 보였습니다. 렌즈를 낄 수 없어 급하게 안경을 맞추러 갔던 안경원에서의 경험도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태도나 설명 등 아쉬운 점이 많아 앞으로는 다른 곳을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끝나지 않은 이야기, 희망을 이야기하다
휴일 동안에는 무리하지 않고, 처방받은 약을 제시간에 잘 챙겨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안구 뒤쪽까지 염증이 번졌다는 진단을 받고는 스테로이드 복용까지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희망은 있었습니다. 12월 30일, 다시 찾은 순천 성모안과에서는 눈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복용하던 약의 개수도 줄어들었고,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포도막염이라는 질환을 겪으면서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겠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눈에 불편함을 느끼신다면, 망설이지 말고 꼭 병원을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조금만 더 힘내서, 건강한 일상을 되찾겠습니다!